한 사람을 두고 양쪽이 장부를 맞춘다
사람 하나마다 장부가 두 벌이다. 한쪽은 잘한 것을 적고 다른 쪽은 못한 것을 적는데, 적는 기준이 서로 달라서 같은 하루가 두 곳에 다르게 남는다.
값이 매겨지는 것은 죽은 뒤가 아니다. 지금도 매겨지고 있고, 이따금 그 셈이 저울로 넘어와 눈에 보인다.
그러니 이 세계에서 착함은 마음이 아니라 기록이다. 아무도 안 보는 데서 한 일도 어느 장부엔가 적혀 있다.
이 세계에서 내 자캐가 맡는 배역
이 세계를 고르면 이런 대목이 옵니다
붉은 줄이 팽팽해지는 쪽으로 걸음을 옮기니 가판 하나가 나온다. 늙수그레한 사내가 장부 두 벌을 나란히 펴 놓고 붓끝을 빨고 있다. 한쪽 장부엔 검은 글씨, 다른 쪽엔 붉은 글씨. 사내 머리 위로 이어진 실은 저만치 등을 돌리고 선 여자의 손목까지 뻗어 있는데, 실이 갈 곳을 잃은 듯 자꾸 방향을 바꾼다.
낱개 990원, 4편을 함께 담으면 3,500원입니다.
먼저 자캐 읽기를 한 번 받고 그 아이를 저장해 두시면 이 세계가 열립니다. 한 편은 읽기보다 길고 구체가 많아, 그 아이가 천막에 남아 있어야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