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남는 쪽과 모자란 쪽이 한 약속을 한다
이 집의 시계는 오래전에 멈췄다. 고칠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볼 사람이 없어서다.
약속은 여기서 흔한 물건이다. 몇 해를 빌려주고 무엇을 받는다는 식의 셈이 오가는데, 한쪽에게 몇 해는 잠깐이고 다른 쪽에게는 남은 전부다.
그래서 같은 종이에 적힌 같은 말이 두 사람에게 다른 뜻이 된다. 속인 사람은 없는데 속은 사람은 생긴다.
이 세계에서 내 자캐가 맡는 배역
이 세계를 고르면 이런 대목이 옵니다
촛불이 흔들린다. 두 장의 종이 위로 그림자가 겹쳤다 벌어진다.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는 것, 그것이 늘 하던 방식이다. 침묵이 길어도 개의치 않는 손. 하지만 여자는 이미 계단 위로 사라졌고, 방문은 다시 닫혔다. 기다림이 통하려면 상대가 곁에 있어야 한다. 여기엔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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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캐 읽기를 한 번 받고 그 아이를 저장해 두시면 이 세계가 열립니다. 한 편은 읽기보다 길고 구체가 많아, 그 아이가 천막에 남아 있어야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