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문 하나를 건널 때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궐에서는 아무도 위에 직접 아뢰지 못한다. 할 말이 있으면 옆 사람에게 이르고, 그 사람이 또 옆으로 옮긴다. 문을 하나 건널 때마다 말은 조금씩 다듬어지고, 다듬는 것은 늘 옮기는 쪽이다.
그래서 무엇을 말했는지보다 누가 옮겼는지가 결과를 만든다. 같은 말이 어느 손을 거쳤느냐로 상이 되기도 하고 벌이 되기도 한다.
마당은 매일 아침 쓸린다. 밤새 누가 다녀갔는지는 눈이 오는 날에만 잠깐 남는다.
이 세계에서 내 자캐가 맡는 배역
이 세계를 고르면 이런 대목이 옵니다
먹을 묻힌다. 첫 글자를 쓰려던 손이 멈춘다. 종이 위의 문장, 그 사이에 실이 하나 보인다, 다만 그 실이 두 사람 사이에 걸린 게 아니라 이 종이와, 이 종이를 쓴 사람과, 그리고 지금 앞에서 재촉하는 이 사람 사이 어딘가에서 어긋나 있다. 누구 손을 거쳤는지 보이는데, 그 손이 누구 마음인지는 안 보인다. 아무도 위에 곧장 아뢰지 못하는 곳. 실을 읽는 눈도, 문 하나 건너온 말 앞에서는 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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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캐 읽기를 한 번 받고 그 아이를 저장해 두시면 이 세계가 열립니다. 한 편은 읽기보다 길고 구체가 많아, 그 아이가 천막에 남아 있어야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